모노노케 히메 - 안 보면 후회할 이유 세 가지

2003.04.11 12:26

Ilyo Um 조회 수:2404






첫째, 명감독의 마지막 작품…일 뻔했으니까!!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모노노케 히메>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결과적으로는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개봉하면서 자신의 은퇴설을 부정하거나 번복했지만) 당시 그는 이 작품에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냈다. 그래서 <모노노케 히메>는 하야오 감독 작품의 결정판, 철학의 완결편 등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내용 면에서뿐만 아니라 제작과정을 들여다봐도 그가 가진 것(돈, 시간…)을 모두 소진하려고 작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작비 240억 원, 구상기간 16년, 제작기간 4년, 셀(작화) 장수만 해도 무려 144,000장에 달한다. 특히, 도입부에서 재앙신 촉수의 움직임을 표현한 2분 10초짜리 장면에 5,300장이라는 셀(작화) 수와 1년 7개월이라는 기간을 소비했다. 이것은 보통 장편 애니메이션 3∼4편을 만들고도 남을 분량이며, 이전까지 최고 매수를 기록한 <아키라>를 10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그야말로 하야오 감독이 진 빼가며 만든 최후의 작품(?)이니 안 보면 후회할걸?  


둘째, 하야오 감독 최초의 시대극이니까!!

<모노노케 히메>는 일본 중세 무로마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초 시대극이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섬 라퓨타> <마녀배달부 키키> 등 국적이 불분명한 가상공간에서 인종이 불분명한 캐릭터들을 다루던 하야오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의 '중세'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사실 그는 자신의 나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 했다. 일례로, 지난 2001년 7월 <이웃집 토토로> 한국 개봉 당시 내한했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어릴 때 일본을 싫어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어째서 일본을 싫어하냐고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으로 뜸을 들이고선 이렇게 말했다. "간단히 말하기는 어려운데… 음… 나의 일족이 전쟁으로 돈을 벌었고, 전쟁 때문에 일본이 지금과 같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그에게 드디어 일본을 얘기할 자신감이 생긴 것일까? 어떤 식으로 얘기하고 있을까?


셋째, 지브리 최초로 CG를 사용한 작품이니까!!

<모노노케 히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처음으로 컴퓨터 그래픽(CG)과 디지털을 대폭 활용한 작품이다. 수작업인 셀 애니메이션을 고집해왔던 미야자키 감독은 CG를 도입하면서도 'CG처럼 보이지 않는 CG', '손으로 그린 듯한 CG'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손을 잡고 셀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하여 전통적인 기법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긴박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성할 수 있었다. 색채에서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브리 작품 특유의 투명한 색채를 CG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CG가 사용된 주요 장면은 재앙신의 움직이는 촉수, 그가 죽어서 해골이 되는 장면, 데다라 신의 투명한 몸 속의 흐르는 별들, 야쿠르를 탄 아시타카의 질주, 막판에 산 전체에 식물들의 싹이 자라나는 장면 등이다. 특히, 야쿠르를 탄 아시타카의 질주 장면은 CG의 장점인 속도감과 삼차원 공간을 십분 활용하여 역동적인 느낌을 잘 살려냈다…고 하는데, 잘됐는지 어떤지는 봐야 아는 거지 뭐.


코믹챔프 2003년 17호 게재 예정.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기사는 대원그룹 회장님 엄명으로 작성된 어용기사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