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

2010.10.05 13:14

337 조회 수:2188

 

 

예의 커플 친구인 아키코상에게 하이쿠를 선물받았다.

기념하기 위해 적어놓는다.

 

秋はこぶ 乙女想いて 夜深し 가을이 나른/설레는 처자 마음/밤 깊어가고

 

그래서 답신했다.

 

夜深し コオロギの声 秋子かな 밤 깊어가고/귀뚜라미 소리는/가을의 전령(아키코인가)

 

이 친구 이름은 亜起子다.

아키코라는 이름은 많지만 가운데에 <起>가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여자 이름이기에 더 그런가보다.  

서양미술사를 전공한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나는 이 이름에서  <아시아의 르네상스>를 읽었다.

혹시 그런 뜻이냐고 물으니 놀라면서 할아버지가 실은 그런 뜻으로 지어주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름의 뜻을 알아맞춘 건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하/하/하! 뿌듯.   

가끔 도서관에서 역까지 함께 걸어가는 사이에 불과했는데

이 친구와  각별해진 건 생각해보니 이 때부터였던 거 같다.

 

외모는 원조 <서울에서 전학 온 애>인데 속정이 아주 깊다.

이 친구 어머님께서 날 위해 손수 도시락도 싸주신 적 있다.

이 나라에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어느 댁 엄마의 요리를 맛본다는 건 정말 귀중한 경험이다.

 

아키코상의 선물로 인해 갑자기 풍류인이 된 기분이다.

 

엄이 앉았던 도서관의 그 자리, 요즘 거기서 고즈넉한 귀뚜라미 소리가 잘 들린다.

그 자리는 나에게 엄, 그리고  저 커플과의 추억이 얽힌 곳이 되었다.

 

추신--H오벨리스크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지 문득 궁금해졌다. 알려주오.

 

 

사진--6년여 동안 선배에게 받은 커피 메이커를 사용했다. 유리 주전자에 금이 가도 사용했는데

결국 맛이 갔다. 방금 아마존에서 새 상품을 주문했다. 원가 5천엔 넘는 가격이었는데 할인해서 1,874엔.

가난한 학생에게는 적합한 가격이다. Tiger라는 브랜드, 대만 건지 어디 건지 잘 모르겠는데 꽤 튼튼하다.

우리 집 전기밥솥이 Tiger다. 적어도 그 전 밥솥이었던 샤프보다 쓸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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